소비자의 입장에서 게임 회사의 ESG에 대해 생각해보다

poryy LT
20 min readJan 16, 2023

--

ESG. 환경, 사회, 기업 지배구조(영어: environmental, social and corporate governance, ESG) 기업이나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세 가지 핵심 요소

서론

최근 몇 년간 ESG 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시기적으로 멀게는 갑질 사건으로 몇 년째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불매운동의 성공사례라 불리는 남양 불매운동이 실패한 ESG 경영의 결과물이라 평가되고, 가까이는 노동자 사망 사건으로 인해 일반 대중에게 알려진(그 이전부터 노동자 파업이나 단식 등의 뉴스는 많았지만 해당 사건으로 활발해진) SPC 불매 운동이 ESG 경영을 소홀히 한 결과로서 다뤄지고 있고, 종이 빨대,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되는 생산물의 수입 금지 조치, 공정무역 커피 등, 환경・인권・사회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ESG경영을 국내외 뉴스에서 조금씩 표현만 다를 뿐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펄어비스(2022)의 경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라는 이름으로 ESG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는 등, ESG라는 키워드는 다른 산업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명백하다.

출처 펄어비스 홈페이지

다만 명재규(2022)가 ESG경영에 대한 올바른 정의와 내포된 의미체계는 지속가능발전 (sustainable development)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세기 후반부터 지금까지의 유사용어 와 관련된 일련의 논의 흐름을 중심으로 ESG를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듯, 그 정의와 구성요소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불명확하다는 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조수영(2022)의 연구(표1.)와 같이 공중세분화를 시도하며 그 평가 항목을 세분화 시키며 ESG라는 개념을 구체화 시키고자 하는 움직임 또한 존재하고 있음은 분명한 상황이다.

비단 학계의 연구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와 같 은 다양한 ESG 성과 평가 기관이 설립되기 시작했고, 많은 컨설팅 기업들 또한 ESG 성과 평가 체계를 개발해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박태영(2022)의 이야기를 종합했을 때 ESG라는 비재무적 지표를 구체화 시키고자 하는 논의는 학계・경영・소비자를 불문하고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사실은 기업의 투자 유치 뿐만 아니라 마케팅적 측면에서도 ESG 경영이 활용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표1. 조수영(2022)

상술했던 불매운동의 사례나 후술할 트럭시위와 같이 ESG는 실생활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비자 운동과 같은 기존의 재무적 지표로는 해석할 수 없는 다양한 현상들을 폭넓게 해석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로서의 역할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특성에서 생각해보았을 때 ESG 구성 요소에 대해 고찰하는 것은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고찰이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기업의 이익 실현과 소비자 만족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따라서 본문에서는 게임 회사가 다루었던 ESG 경영의 사례, 그 중에서 특히 사회라는 키워드에 관련된 사례를 중심으로 톺아보고 해당 사례가 가지는 의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무엇인지, 미흡하다 여겨지는 점이 있다면 그 개선 방안을 제시함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본론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미리 일러두고 싶은 사실 하나는 ESG 경영을 추구하는 과정이 반드시 ‘선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선악의 준거기준이라는 것 자체가 모호한 면이 있지만, 본문에서 말하고자 하는 선악의 준거기준은 기본적으로 절대 다수의 최대 만족이라는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언제나 최대 다수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 선이라고 보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결과론적 관점에서 ESG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자 하기에 소비자 관점이나 기업 관점 양측 모두가 선(善)경험을 이룩하는, 결과적으로 서로가 윈-윈(Win-Win)하는 관계를 가지는 것을 최선이라고 여기고 있기에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소의 부정적 경험은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 밖에 없음을 가정하고 있다.

필자는 지금껏 포스팅을 작성하며 게임의 재미요소를 탐구함과 동시에 유저들의 분노 발생에 대한 방정식, 게임와 게임사가 유저들을 대하는 태도, 유저들의 많은 관심을 모은 게임의 구성요소 등을 탐구하며 로제 카이와의 놀이 이론으로 부터 인간은 모두 비효율적이고 적극적인 ‘시간 낭비’를 통해 삶을 살아가는 새로운 원동력을 얻는다고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왜 ‘게임’이어야 했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손에 꼽을만큼 높은 접근성과 대중성, 실패 경험을 통해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점 등이 있다고 여겼다.

또한 4key’s to fun 이론을 중심으로 게임의 재미요소를 분석함을 통해 현재의 ‘게임’이 가지는 복잡성을 설명하고자 했고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flow 이론을 통해 RPG게임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와 사람들이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설명하고자 했다.

이외에도 김진웅 외 2인(2020)이 서술한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와 게임 과몰입에는 정(正)의 관계가 있음을 연구를 통해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나, 이대영외 2인(2019)이 서술한 자존감이 낮은 청소년일수록 P2W 방식의 게임 시스템에서 더 높은 과금을 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 등 복수의 연구에서 청소년과 게임 과몰입의 연관성에 대해 다양한 현실적 요인으로부터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게임을 이용하고 있음은 명백했고, 이를 기반해 생각했을 때 유저는 게임을 통해 자기실현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졌다.

허나 박진희 외 2인(2018)의 게임과몰입군 청소년과 게임선용군 청소년을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론을 중심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실행한 결과, 게임을 통해 생리적 욕구, 안정적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 자기존중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으나 자기실현의 욕구 충족은 양 조사군 모두 비중이 미미했음을 말하는 연구는 자기실현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가설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었으나 이외의 결과들을 통해 게임을 현실적 문제에서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지지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유저는 게임을 통해 깊은 몰입 상태에 빠져들고, 게임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으리라 여겨지며, ESG 활동은 게임을 감싸고 있는 외부적 요인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보다는 내부적 요인을 중심으로 유저들의 인지를 변화시키고 활성화 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2021년 트럭 시위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2021년은 유저와 게임사 모두에게 있어서 의미 깊은 한 해가 되었을 것이다. 이전에도 유저와 게임사 간에 감정의 골은 존재했고,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 표출 방식이 주로 고객센터를 통한 단방향 소통의 왕복이거나 특정 상황에 대한 불합리함을 커뮤니티에 호소하는 등 유저 개인의 불만/일탈로 치부되는 개인적 행동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이와 같은 현상이 반복된 결과 유저는 목소리를 내어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학습된 무기력 상태에 빠지기도 했으며, 학습된 무기력에 의해 상황을 합리화 시키는 유저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유저간의 논쟁으로 인해 유저라는 게임 구성원 간의 의견이 합치될 수 없었던 경우가 많았다는 점 또한 단체 시위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일반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음은 명백하다.

이처럼 트럭 시위로 인해 발생한 일련의 흐름은 게임을 플레이 하는 유저들의 의견이 합치되어 단체 운동으로 까지 나타난, 지금껏 보기 어려웠던, 예상치 못하게 빠르게 발전한 대규모 시위였으리라 여겨진다.

실제로 유저들의 단체 행동을 보며 게임사는 꽤나 당황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이는 간담회에서 보여준 각 회사의 대응 전략의 변화 양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트럭 시위 이후 열린 간담회가 열린 시기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는 존재하나 초기에는 게임사-유저간의 관계를 기존과 같은 일방적 통보 혹은 상하관계를 보전하고자 했다 여겨진다.

물론 표면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깊이 사과하는 모습과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사실이고, 지나간 문제에 대해서는 발생 경위와 개선 방향성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며 인식을 개선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사실이나, 실질적으로 유저들의 요구에 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은 불안점 혹은 시스템 자체의 개선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는 명확한 답을 내지 않거나 시기를 불명확하게 말하는 모습을 주로 보였고, 양보 할 수 없는 문제(예컨대 수익 구조에 대한 변화 혹은 관련 정보 공개를 촉구하는 요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는 명확하고 분명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유저 간담회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허나 두번째 세번째 간담회로 나아갈수록, 같은 회사의 다른 게임의 간담회가 개최 될수록 유저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자세의 변화가 관측되기 시작했다. 이는 물론 사전에 질문 혹은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사전에 조사하고 답변을 준비할 충분한 시간이 제공되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불명확한 답은 최대한 피하고 제시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며 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구체적인 날짜를 명시하고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는 등 일방적 소통의 양방향 이동이 아닌,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게임이 변화한다는 희망적 관측을 유저들에게 심어주었고, 이러한 태도를 적극적으로 보이는 회사일수록 불만이 크게 해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트럭시위 시즌에 곧잘 관측되었던 대규모 엑소더스가 발생하지는 않았고, 불만사항이 단체 행동이 되어 메인 그라운드에 나서는 일은 없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또한, 모든 게임 회사가 트럭 시위로 인한 피해를 입었던 것은 아니다. 스마일게이트의 게임 로스트아크의 경우 당시 해당 상황에 가장 큰 수혜자라 할 수 있을 것인데, 해당 게임이 유저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 구성 요소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로스트아크를 플레이 하는 유저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능력

사실 이는 시기적으로 하드리셋이 진행된 후, 새로운 시스템적 기반이 마련되어 있었다는 시기적 요소와 맞물린 측면이 적지 않지만, 골드 입수 방식, 컨텐츠 레벨 등 다양한 지표를 일부나마 공개하고 각 컨텐츠가 가지는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제시함과 동시에 의지를 드러내며 명확한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게임을 플레이 하는 유저들에게 크게 다가오는 감동을 전했을 것이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존에 게임을 즐기고 있던 유저에 한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음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실제로 로스트아크 측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시즌 2가 시작된 후 커뮤니티에 많은 파란을 불러일으켰던 로아온 윈터 행사의 경우 2020년 12월에 개최되었고, 추후 발표된 내용에서는 해당 시기에 유저들의 복귀와 신규 접속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고객 센터 문의 접수량이 유의미하게 늘어나고 마비현상을 일으키는 발단이 된 것은 트럭 시위가 격화되었던 2021년 3월부터이기 때문이다.

출처 2021년 12월에 열린 로아온 윈터 생중계 갈무리 공식 방송 타임라인 기준 2:39:50경

둘째. 단순히 게임 내적인 측면을 떠나서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게임을 플레이 하지 않는 유저들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활동

2020년 12월의 로아온은 흔히 말하는 ‘역주행’의 수혜를 크게 본 것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예컨대 모든 RPG 팬을 위하여, 이렇게 다 퍼주면 여러분이 남습니다, 이 부분은 명백한 저희의 실수입니다 등 직관적이고 알기 쉬운 슬로건을 통해 게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크게 퍼져나갔고, 이것이 시기적 특성과 크게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또한 동시기에 있었던 모회사 스마일 게이트 산하에 있었던 소울워커의 기부 대란을 통해 만들어진 수익만을 추구하지 않는 회사라는 자연스레 만들어진 이미지를 활용하여 여름 이벤트 혹은 콜라보레이션(미스터 피자)을 진행할 때 기부금을 전달하거나 불우이웃에게 피자를 선물하는 등의 행보를 통해 긍정적 이미지를 유지시키는데에 노력을 기울여온 것 또한 사실이고, 이와 같은 행동이 유저 행동에 영향을 끼쳐 유저들의 자발적인 기부 인증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당연하지만 앞서 말한 두가지 행동를 여타 게임사가 실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전자의 경우 모든 게임사가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의 많은 부분을 변경해 나가며 유저 경험의 변화를 꾀해왔고, 네코제, 마비노기의 판타지 파티, 던파 페스티벌 등 다양한 온 오프라인 이벤트를 펼쳐왔음은 명백한 사실다. 허나 이와 같은 행사가 기존에 플레이 하던 유저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으며 그 영향 또한 플레이 중인 유저들과 그 주변 수준에 그친 것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넥슨의 경우 푸르메 재단을 중심으로 넥슨 어린이 재활병원을 운영하고 있고, 이외에도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넥슨 핸즈를 통해 소개하고 있으며, 일정 이상 규모를 가진 다른 게임 회사들도 야구단을 운영하거나 동화책을 발간하거나 시민 단체에 기부를 하는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음은 사실이다.

출처 넥슨 핸즈 홈페이지

허나 지금까지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펼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사회적 활동이 할당되었으리라 예상되는 예산에 비해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 큰 의미로 와닿지 않았다고 여겨진다.

물론 로스트아크의 케이스는 게임 외적인 측면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 되었다고 여겨지지만, 비슷한 사례에서 이와 같은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사례가 적거나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발생한 분명한 원인이 있다고 여겨졌다.

이를 상술했던 내적 요인을 중시하는 유저 특성과 결합하여 생각해 본다면, ‘당사자성’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당사자라는 것은 유저 개개인의 경험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사회학에서 말하는 내집단 편향(Ingroup Bias)을 의미한다. 예컨대 상술했던 남양 불매운동이 활발해질 수 있었던 사회적 배경에는 ‘갑질’이라는 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이해관계가 함께하고 있고, 종이 빨대 사용에 부정적 여론이 크게 발생하는 배경에는 환경이라는 긍정적 메세지가 전해주는 편익보다 종이 빨대를 사용함으로서 나타나는 부정적 경험으로 인한 불편함이 더욱 크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마찬가지로 상술한 게임 쇼케이스와 외부 사회적 활동의 사례에서 생각해본다면 쇼케이스를 통한 유저들의 호응을 얻는 것은 대체로 그 게임을 실시간으로 즐기고 있는 유저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고, 이들은 기본적으로 같은 게임을 즐기고 있는 유저라는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게임을 하지 않는 유저의 입장에서 그 행사를 바라볼 때는 어떤 점에서 공감하고 즐겨야 할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내집단 편향보다는 외집단의 시점에서 바라보기에 호응을 얻기 어려운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 해보았을 때 게임 회사의 사회적 활동이 유저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를 이해 할 수 있게 된다. 기부나 불우이웃을 돕는 행위가 긍정적 행위이며 사회적으로도 유의미한 행위임에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는 행위이지만, 그 행위가 ‘유저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를 생각 해보았을 때, 본인의 게임 플레이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레 그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주장을 한다고 해서 사회적 활동을 지양하고 모든 리소스를 유저에게 오롯이 쏟아야만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전후관계를 반전시켜서 게임을 플레이 한다는 것 그 자체가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그 의미를 유저들에게 지각(知覺)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인 예시와 사례를 통해 생각해보자 넥슨의 대표적인 장수 RPG 게임 중 하나인 마비노기는 2022년 5월경부터 푸르메소셜팜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에 힘쓰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해오고 있고, 관련 이벤트 혹은 직접적인 상품 판매 링크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의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출처 마비노기 홈페이지

다만 아쉬운 점은 마비노기라는 게임과 푸르메소셜팜과의 연관관계가 직관적이지 않다는 점에 있다. 상술했듯 사회 공헌 활동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니라, 마비노기를 즐기는 유저와 푸르메소셜팜 사이에 라포(rapport, 상호신뢰관계를 말하는 심리학 용어)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홈페이지에 장기간 노출하고 어필했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내집단 편향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되었다고는 여겨지나, 그것을 게임과 연결지을 수 있는 연결고리가 약하다 여겨진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게임 내적으로는 기존에 사용되었지만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탈틴 농장 시스템과 연계지을 수도 있고, 낭만농장이라는 유저 개인의 농장 시스템을 관리해주는 관리 시스템 혹은 파트너 시스템을 이용해볼 수도 있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또한, 게임 외적으로는 게임 플레이가 푸르메 소셜팜의 운영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설명하거나 어떠한 성과를 거두었는지 등을 설명하는 등의 활동이 있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성향의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NDC 2021에서 나 == 내 캐릭터?라는 세션 발표가 있었을 때, 게임 시스템을 구성할 때 변화시켰던 궁리에 대해 설명하자 마비노기 도서관 카페를 중심으로 해당 변화를 눈치챈 유저와 눈치채지 못했던 유저도 게임을 만들 때 어떤 식으로 궁리되고 구성되는지에 대해 이해함을 통해 긍정적 여론을 만들어내는 사례를 관측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유저-게임 간의 라포 뿐만 아니라 유저-운영진의 관계의 라포 형성은 게임을 운영하는데에 있어서 서로에게 큰 힘이 되는 대안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된다.

현재까지의 유저와 게임사의 관계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중심으로 이해관계가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여겨지지만 게임사가 유저가 바라보는 관점은 차치하고서 최소한 유저가 게임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금전적 이해관계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지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결론

이렇듯, 기업의 ESG활동은 비재무적 측면을 가지고 있어 그 가치를 정량평가 하기 어렵고 따라서 시행 이전과 이후의 피드백이 어떤 식으로 나타나느냐에 따라 차후 기업 행동에 영향을 받는 것이 명백하다 여겨진다.

다만, 본문에서는 게임사와 유저간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다루었고, 필연적으로 ESG 항목 중 사회라는 키워드에 편중된 경향이 있다. 다만 본문에서 서술하였듯 유저(소비자)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당사자성이라는 점에서 생각했을 때 환경, 사회, 기업 지배구조라는 ESG의 세가지 특성 중 사회라는 키워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여타 요인을 중시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욱 의미있는 행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으나 그것이 게임사와 유저 양측에게 있어서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현 단계에서 예측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여 의도적으로 배제하였다.

다만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사실은 2022년 12월 2일에 있었던 넥슨 타운홀 미팅에서 당해 실적 향상의 배경을 설명하며 비재무적 성과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는 점일 것이다. 게임이 단순히 인터넷 공간을 넘어서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어떤 형태로든 변화하고자 한다는 사실에 기대를 더해본다.

참고문헌(가나다 순)

김진웅 홍서준 김욱진, 2020, 「청소년의 학업스트레스가 게임 과몰입에 미치는 영향: 부모-자녀 의사소통과 또래관계의 매개효과」, 『보건사회연구』, https://www.kihasa.re.kr/hswr/assets/pdf/1186/journal-40-3-429.pdf (2023년 1월 17일 액세스).

넥슨핸즈, 2023, 「사회 공헌 Social Contribution」, 『넥슨코리아』, http://company.nexon.com/Company/Campaign/Contribution/Contribution.aspx (2023년 1월 17일 액세스).

로스트아크 LOST AKR, 2021, 「[공식Live] LOA ON WINTER — 2021 로스트아크 대축제」, 『로스트아크 LOST AKR』,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TL39Vh3hPto (2023년 1월 17일 액세스).

마비노기, 2023, 「나누는 맘 함께하고 팜」, 『마비노기』, https://mabinogi.nexon.com/page/event/2022/0414_campaign/index.asp#/event1 (2023년 1월 17일 액세스).

명재규, 2022, 「ESG 도입의 목적론적 체계의 한계, 대안」, 『한국경영학회』, 경영학연구 제51권 제5호 pp.1,271–1,296,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11149031 (2023년 1월 17일 액세스).

박진희 김소아 전인식, 2018, 「학생들의 게임 이용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 매슬로우 욕구 이론을 중심으로 -」,『학습자중심교과교육학회』,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347119 (2023년 1월 17일 액세스).

박태영 박용석, 2022, 「ESG 성과 피드백이 기업의 내부적과 외부적 탐색 행동에 미치는 영향」, 『한국경영학회』, 경영학연구 경영학연구 제51권 제5호 pp.1409–1432,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11149036 (2023년 1월 17일 액세스).

서정근, 2022, 「’연매출 3조4000억’ 넥슨 타운홀 미팅이 ‘갑분싸’했던 이유」, 『MTN 뉴스』, https://news.mtn.co.kr/news-detail/2022120216164523616 (2023년 1월 17일 액세스).

이대영 이승제 정의준, 2019, 「Pay-to-Win 방식의 게임과금 시스템 유무가 청소년의 자존감과 게임과금 관계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연구」, 『한국게임학회』,한국게임학회 논문지, 19(4), 77–84.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499732 (2023년 1월 17일 액세스).

장기은, 2021, 「[NDC21-게임기획] 나 == 내 캐릭터?」, 『NDC』,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ks6SIXBtzYk (2023년 1월 17일 액세스).

조수영 김가람 신별, 2022, 「효과적인 ESG PR 전략 탐색:ESG 공중 세분화와 ESG 실천 기업에 대한 공중 반응 예측」, 『한국광고홍보학보』, @206481%7C3%7C17">https://www.adic.or.kr/lit/paper/show.do?ukey=184486&oid=@206481%7C3%7C17 (2023년 1월 17일 액세스).

펄어비스, 2022,「2021 펄어비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펄어비스』, https://www.pearlabyss.com/ko-KR/Board/Detail?_boardNo=12579 (2023년 1월 17일 액세스).

외 기존 포스팅(본문 하이퍼링크 대체)

--

--

poryy LT
poryy LT

Written by poryy LT

0 Followers

혼자 사서 고생하는 사회학도

No responses yet